입력2023.04.24. 오전 8:37   수정2023.04.24. 오전 10:25

극우 인사 무로타니 가쓰미 혐한 기고문 논란
"해외여행 경험 없다는 부끄러움 피하려는 것"‘혐한 발언’으로 악명 높은 일본의 한 극우 인사가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에 대해서 황당한 트집을 잡아 논란이다.

일본 극우 인사 무로타니 가쓰미(74)는 지난 21일 산케이신문 계열 타블로이드지 유칸(夕刊)후지에 “1박 2일 일본 여행에 편의점 도시락? ‘고임금의 나라’ 한국 젊은이들이 보여주는 기행…‘해외여행 경험 없음’의 부끄러움을 피하려는 ‘일본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무로타니는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맹렬한 기세로 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인터넷에는 젊은 세대가 쓴 ‘일본 여행기’가 많이 올라와 있는데, 그걸 읽어 보면 그들이 왜 일본에 오는 것인지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고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일본에 다녀간 한국 젊은이들의 인터넷 게시글에는 대개 사진이 첨부되는데 번화가나 명소, 유적지를 촬영한 것도 있지만, 자기가 먹은 음식이 상당히 많다”며 “(이들 사진에서) 싸구려 선술집(이자카야)의 조잡한 모둠 생선회, 회전 초밥, 패스트푸드, 편의점 도시락”이 나타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행지에 가면 그 지역의 명품 요리를, 조금은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이 너무 낡은 것인가”라며 "한국 젊은이들 여행의 태반이 1박 2일 일정인데, 그중 한 끼를 세계 어디에나 널려 있는 패스트푸드 혹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속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한국 여행객들의) 숙박은 민박이나 캡슐호텔이 많다. 일부는 24시간 영업하는 사우나 목욕탕에서 자면서 숙박비를 아꼈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이것이 일본보다 임금 수준이 높아졌다는 나라 젊은이들의 모습이냐”고 비꼬았다.
 

"한국은 외화내빈의 나라" 젊은 층 겨냥 혐한 발언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본 나고야로 떠나기 위해 줄을 선 여행객들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자신의 대만 여행에서 현지 가이드가 했다는 말도 소개했다. “중국인들은 시끄럽지만, 그래도 전시물에 관해 이야기한다. (반면) 한국 관광객들은 전시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쏜살같이 떠나간다. 그래 놓고도 자기 나라에 돌아가면 ‘대만에서 고궁 박물관에도 다녀왔어’라고 자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무로타니는 자신의 묘사한 한국 관광객 여행 방식의 원인을 두고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다는 것은 한국에서는 ‘부끄러운 일’이다. 그 ‘부끄러움’에서 탈출하기 위한 싸고 간편한 방법이 ‘일본행’인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이를 두고 한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단벌로 저렴한 곳만 찾아다니면서 배낭여행 하는 서양인들 보면 기겁하겠다" "젊은 청춘이 돈 아껴가며 여행하는 게 왜 비판받을 일인지 모르겠다" "황당한 궤변"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 지난 2월에도 그는 같은 매체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면서도 ‘에르메스’ 빈 상자를 배경으로 가짜 ‘롤렉스’ 손목시계를 차고 자랑질을 위해 사진 찍는다”며 “한국은 과거나 지금이나 외화내빈의 나라”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일본 지지통신 서울 특파원 출신인 무로타니는 그동안 ‘악한론’, ‘붕한(붕괴하는 한국)론’, ‘매한(어리석은 한국)론’, ‘한국은 배신한다’ 등 한국을 겨냥한 혐오 선동을 이어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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