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4.25. 오후 8:25 수정2023.04.25. 오후 10:33
수단교민들, 마침내 고국 땅으로 정부가 내전 중인 수단에서 탈출시킨 교민들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공군 수송기 ‘KC-330’에서 내리며 고국 땅에 발을 내딛고 있다. 맨 앞에 교민 철수를 도운 주은혜 주수단 한국대사관 참사관이 딸 이모 양을 안고 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를 통해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탈출한 교민 28명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거쳐 한국으로 귀국했다. 사진공동취재단‘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 ●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수단 교민 구출을 위한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에 참가한 군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3.4.25. 뉴스1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 ●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
수단 군벌 간 무력 충돌로 고립됐다가 우리 정부의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통해 철수한 우리 교민들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3.4.25. 사진공동취재단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수단 군벌 간 무력 충돌로 고립됐다가 우리 정부의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통해 철수한 우리 교민들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3.4.25. 사진공동취재단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